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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빈곤율 38.9%로 하락…첫 30%대 기록은 "기초연금 효과"

동사협 0 2,012 2022.03.14 17:31
2022년 기초연금의 기준연금액이 전년보다 7500원 많은 30만7500원으로 확정돼 시행되고 있다. 현재 기초연금을 받는 어르신 595만명은 오는 25일 지급되는 1월 급여부터 인상된 기초연금을 받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5%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그간 줄곧 40%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통계는 가계동향조사와 농가경제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생산됐고, 통계청의 '한눈에알아보는나라지표(e-나라지표)' 코너에 공개됐다.

노인 빈곤율은 2011년 46.5%에서 2012년 45.4%, 2013년 46.3%, 2014년 44.5%, 2015년 43.2%, 2016년 43.6%, 2017년 42.3%, 2018년 42.0%, 2019년 41.4%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40%대에 머물렀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말하고, 절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절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이렇게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낮아지긴 했지만, OECD 평균 13.5%(2019년 기준)의 약 3배 정도로 최고 수준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정리해 최근 공개한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1' 통계자료와 보건복지부의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0' 보고서를 보면, 대다수 OECD 국가들의 노인 빈곤율은 10% 안팎에 그친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노인 빈곤율이 높은 편인 미국과 호주, 일본도 20%대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조금씩이나마 완화한 데는 2014년 7월 도입한 기초연금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시행 후 통계청의 가계 동향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5년 말 기준 기초연금 수급액을 소득에 넣으면 이를 제외한 경우보다 기초연금 지급 전후 노인 절대 빈곤율이 38.6%에서 28.8%로 약 10% 포인트 하락했다. 상대 빈곤율은 50.3%에서 44.7%로 5.6% 포인트 떨어졌다.

복지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인 오건호 박사의 분석결과를 봐도, 기초연금은 노인 빈곤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 소득 하위 노인 70%에 기초연금을 5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서 지급하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32.8%로 낮아지고 여기에 하위계층에게 추가로 보충기초연금 30만원을 더 지급해 월 최저 80만원의 소득을 보장하면 상대 빈곤율은 15.3%까지 내려간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 여야 후보들은 앞다퉈 기초연금을 현행 1인당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차기 정부 출범 후 '기초연금 40만원 시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오건호 박사는 "현행 기초연금 30만원의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과 대비한 노후 수령액의 비중)은 약 7.5% 수준으로 여전히 낮다"며 "심각한 노인 빈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해 소득대체율 10% 수준을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은 2018년 4차 재정계산 후 정부가 제안한 국민연금 개혁안 중의 하나이며, 기초연금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이 2008년 도입된 이래 대통령선거를 주기로 10만원씩 인상되는 경로를 밟아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추진해볼 만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의 하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때 기초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기초연금을 도입할 당시에는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금액이 불어나 2021년부터는 월 30만원을 주고 있다. 올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기초연금액 산정을 위한 기준금액)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2.5%)을 반영해 작년보다 월 7500원 오른 월 30만7500원이다.

 

복지뉴스 박찬균 기자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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