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음주율이 약 10%까지 꾸준히 낮아졌지만, 술 마시는 청소년 10명 중 4∼5명은 음주량이 상당한 '위험음주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위험음주 청소년들은 한 달에 평균 5∼6일, 회당 소주 1병 이상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질병관리청이 청소년 음주 현황을 주제로 발간한 국민건강조사 요약 통계집에 따르면 음주 청소년(최근 30일간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는 학생) 비율은 10년간 계속 감소했다.
2010년 남학생 23.5%, 여학생 18.3%이었던 청소년 음주율은 지난해 그 절반 수준인 12.4%, 8.9%까지 떨어졌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 음주율이 16.0%, 중학생은 5.6%였다. 특히 위험청소년에 대한 예방·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질병관리청은 지적했다.
해당 조사에서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청소년은 소주 5잔 이상, 여자 청소년은 소주 3잔 이상인 경우를 위험음주자로 분류했다. 술을 마시는 청소년 중 위험음주자 비율은 여학생이 49.8%, 남학생이 42.5%로 조사됐다. 위험음주자의 한달 평균 음주 일수는 남학생 6.3일, 여학생 5.0일이었다.
위험음주자는 한번 술을 마실 때면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위험음주 남학생의 1회 평균 음주량은 10.4잔(소주 1병반), 여학생은 7.4잔(소주 한병)이었다. 학년별로는 고등학생 위험음주율이 51.0%, 중학생이 30.3%였다.
위험음주 학생 집단은 술을 비교적 쉽게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사려고 시도하고 성공하는 비율이 남녀 모두 85% 이상이었다. 비음주 학생 집단의 주류 구매 성공률이 남학생 47.1%, 여학생 55.5%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위험음주 학생 집단은 또한 가정 내에서 음주가 허용되는 비율이 60% 이상(남학생 61.2%·여학생 66.0%)으로, 20%대인 비음주 학생 집단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집에서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음주를 권유·허용받은 경험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남녀 청소년 모두 위험음주 집단이 비음주 집단보다 흡연이나 아침식사 결식, 우울감 경험 등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청소년 음주율은 계속 줄고 있으나 위험음주 학생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해서는 주류 판매 환경과 가정 내 음주 허용 분위기가 개선돼야 하며, 음주 예방 교육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계집은 질병관리청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통해 수집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복지뉴스 박찬균기자 allopen@bokj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