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장애인에겐 너무 먼 키오스크…앞으로 음성안내 제공해야

동사협 0 1,486 2022.11.18 15:06
무인주문하는 시각장애인들

시각장애인들이 지난 7월 12일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점을 찾아 무인주문기(키오스크)에서 실제 주문을 해보는 '내돈내산 권리찾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앞으로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를 설치할 때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면 점형 블록 설치, 음성 안내 제공이 의무화된다.

휠체어 발판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확보돼야 한다.

내년 1월 28일부터 시행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키오스크, 모바일앱 등을 운영·배포할 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법률 시행에 앞서 '정당한 편의'의 구체적인 내용과 단계적 시행을 위한 시행범위를 정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18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

정부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정한 '장애인·고령자 등의 정보 접근 및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한 고시'를 통해 장애인의 키오스크 등 지능정보제품을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이 활용할 수 있도록 손·팔 동작, 반응시간, 시력, 색상 식별능력, 청력 등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설계하도록 하고 접근성 검증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행령안에는 기계 설계 이외에 보조적으로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일 방안이 담겼다.

개정령안에 따르면 앞으로 무인발권기, 무인주문기, 무인결제기 등 키오스크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도록 휠체어 발판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는 점형 블록이 설치되거나 음성안내가 제공돼야 한다.

키오스크 사용 중 오류 발생을 대비해 수어, 문자, 음성 등 운영자 등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단도 제공돼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키오스크가 서 있는 비장애 성인의 눈높이, 손의 위치 등에 맞춰 설계돼있는 상황에서 휠체어의 접근성이 확보된다고 해도 지체장애인이 앉은 채로 키오스크를 자유롭게 이용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과기부 고시에는 키오스크를 손 또는 팔 동작 제한이나 시력 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설계하도록 하는 지침이 담겨있지만, 의무 조항은 아니어서 상용화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소규모(바닥면적 합계 50㎡ 미만) 시설의 경우 모바일앱 연결 등 보조적 수단이나 상시 지원 인력이 있으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현장 상황 및 준비기간을 고려해 3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2024년 1월 28일부터는 공공·교육·의료·금융기관 및 이동·교통시설에서 해당 조치가 의무화되고 6개월 뒤인 2024년 7월 28일에는 문화·예술사업자, 복지시설, 상시 100인 이상 사업주, 2025년 1월 28일부터는 관광사업자, 체육시설, 상시 100인 미만 사업주가 대상이 된다.

다만 대부분 키오스크가 대여 형태로 2∼3년 계약이라는 점을 고려해 법 시행일이나 적용일 이전에 설치된 경우는 2026년 1월부터 의무를 적용한다.

모바일앱도 키오스크와 마찬가지로 접근성 지침을 준수해 설계, 운영, 배포돼야 한다.

모바일앱에는 장애인에 대한 접근성 지침 준수 여부, 설치 및 이용에 필요한 설명, 문제 발생 시 수어·문자·음성 등을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 의무화된다.

모바일앱 관련 조치는 2023년 7월 28일부터 공공기관에 우선 적용되며 이후 민간부문은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이번 개정령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다음달 28일까지 보건복지부 장애권익지원과로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chomj@yna.co.kr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