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로 일하는 노인이 급증하는 가운데 고령자 사이에서도 남녀 임금 격차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디비)를 활용한 연령계층별 노동이동 분석 기본연구’를 보면, 1963년 이전 출생자(만 60살 이상) 중 2024년 6월 기준 임금노동자로 일하는 고령자는 272만9천명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152만3천명(55.8%)으로 여성(120만6천명)보다 많았다.
일자리 취득 당시 남성 고령 임금노동자의 월 평균 실질임금은 226만원인데 반해, 여성은 58.9% 수준인 133만원에 머물렀다. 여성 고령자의 경우 노동시간이 40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 비중이 높은 영향으로 보인다. 아르바이트 등 단시간 노동은 임금이 적다. 고령자 중 단시간 노동자는 여성이 67.4%(81만3천명)으로 남성(43.2%)보다 월등히 많았다.
정년퇴직 뒤 일하는 고령자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임금노동자 중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비중은 9.5%(26만명) 정도인데, 남성이 17만7천명(67.9%)으로 여성(8만3천명)보다 두배 가량 많았다. 여성의 경우 결혼·출산 등 경력단절로 정년퇴직까지 일자리가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년퇴직 뒤 같은 직장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한 ‘재고용’ 비율은 전체 정년퇴직자 중 37.5%(9만4천명)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서 계속고용보다는 재고용 형태로 정년 연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출산과 관련한 고용보험 디비 분석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이면서도 출산휴가·육아휴직 등 모성보호급여를 받지 않은 비율이 남성 40.9%, 여성 3.2%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여성과 달리 임금 소득이 높고, 안정적인 일자리에 있는 경우 오히려 육아휴직 등을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개인의 경력 관리 등을 위해 육아휴직 등을 가지 않는 남성 배우자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남성에게 육아휴직 등을 가는 것은 승진 등 일자리 유지와 교환관계에 있다. 정책을 만들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겨례신문 김해정 기자 sea@hani.co.kr